Journal

2018-06-17 00:36

2019. 6. 17. 00:37

오늘 ‘대부’를 봤다. TV에서 채널 돌리다 잠깐 보고 괜찮다 생각한 건 이 트릴로지의 시작이 아니었다. 명작을 너무 늦게 봐 그 위대함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을 때 아쉽다. 다른 시간대의 나랐으면 다른 걸 느낄 수 있었을텐데. 이 감정이 취향에 솔직해서라기보다, 좋은 작품의 좋은 점이 애매하게 닿았다 사라지는 느낌 때문인 것 같다.

마이크는 마피아 세계와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다 한순간에, 아무렇지 않게 그 세계의 일인이 된다. 그냥 일인도 아니고 금방 최고 결정권자, 대부, 돈. 마이클을 그렇게 만든 건 그가 아버지의 아들이라서? 그러니까 진한 피 때문에 그 세상을 싫어하던 마이클이 한 순간에 아주 쉽게 마음이 동한 것일 수도 있고, 처음부터 그렇게 결정되어져있던 운명일 수도 있다. ‘아들’이란 이유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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며칠 내내 감정기복이 심하다. 아니 기복이 아니라 심하게 우울하다. 며칠 전에 우울했던 일은 또 다른 일이고 오늘의 우울감은 어디서 온 걸까.

누군가에게 내 상황을 설명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봤다. 장황한 것이 싫어서 미리 생각해봤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. 그런 날이 곧 올 것이다. 와야만 하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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옷장 정리하다 10여년 전 친구가 써 준 쪽지를 발견했다. 아니 10년도 더 된 것 같다. 상대의 마음을 잘 알아차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말로 배려해주고 예쁜 말로 응원할 수 있는 사람. 그런 친구가 있어 정말 다행이다. 내 마음을 모두 설명해도 알아줄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설명하지 않아도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다. 시간이 갈수록 그런 친구가 내게 과준하게 느껴진다. 미안한 마음만 생긴다. 좋은 마음에 이런 감정만 남는 것이 너무나 전형적인 나라서 또 지긋지긋하다.

모든 것이 그랬듯 이 지긋지긋한 감정도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음 좋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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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니 사실 그 어느 하나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. 지워지지도 않는다. 그게 내 문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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몸을 힘들게 해서 잠드는 방법이 지난 한 달 잘 먹혔지만 전혀 안 먹히는 몇몇 나날들은 이유가 너무나 투명하다. 오늘 같은 날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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